디팬딩 챔피언인 프랑스가 음바페를 앞세워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프랑스는 디팬딩 챔피언의 조별 리그 탈락이라는 징크스를 깨고 16강에 진출했고 폴란드에게 압도적인 모습으로 승리했다.
먼저 프랑스의 라인업은 최전방에 지루, 2선에 음바페, 그리즈만, 뎀벨레가 출전했다. 3선에는 추아메니, 라비오, 백4에는 쿤데, 바란, 우파메카노, 테오가 출전했고 요리스가 골문을 지켰다. 폴란드는 최전방에 레반도프스키, 2선에 프란코프스키, 스지만스키, 지엘린스키, 카민스키가 출전했다. 3선에는 크리호비악, 백4에는 베레신스키, 키비오, 글리크, 캐쉬가 출전했고 슈체스니가 골문을 지켰다.
이 경기의 판가름을 가른건 역습이다. 프랑스는 뎀벨레, 음바페를 활용한 빠른 역습 전개를 보였다. 하지만 폴란드는 프랑스의 뒷 공간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고 역습 시도 횟수조차 적어보였다. 역습이 가능한 상황에서 전진 패스를 찌르지 않고 옆이나 뒤로 패스하면서 역습 템포를 다 죽였다. 또한 터치 미스나 패스 미스로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전반전의 흐름은 그래도 폴란드도 나쁘지 않았다. 4-5-1 전형을 만들어 레반돕은 최전방에 남아 수비에 가담하지 않고 4-5의 두 줄 수비로 프랑스의 공격을 잘 틀어 막았다. 수비의 간격을 좁혀 측면을 내주더라도 중앙에서 밀집 수비를 통해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쉽게 걷어냈다.
압박도 좋았다. 폴란드는 프랑스 지역에서 볼을 빼앗겼을 때 전방 압박을 순간적으로 강하게 가져가 프랑스가 역습을 못하게 방해했다. 실로 폴란드의 압박은 효과적이었다. 프랑스는 후방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전반 37분 경 폴란드의 완벽한 득점 찬스는 압박에서 비롯된 공격 찬스였다.
하지만 폴란드는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이 비수로 돌아왔다. 전반 막판 단단한 수비 라인이 지루의 움직임과 좋은 결정력으로 무너지면서 선제 골을 내줬다. 후반전 득점을 위해 수비 라인이 전진 할 수밖에 없었고 프랑스에게 많은 공간을 내주며 스스로 자멸했다.
또한 폴란드는 역습 찬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라인을 내려 수비하는 상황이 많아 지공 상황에서의 공격보다 빠른 템포로 역습을 공격하는 것이 더 위협적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폴란드는 역습보단 템포를 죽이고 볼을 소유하는 것을 더 중시하는 듯 보였다. 때문에 프랑스의 미드필더, 풀백들이 공격 전개에 가담하기 용이했다.
후반전은 프랑스가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전반전에는 폴란드가 라인을 내려 수비해 측면을 내주더라도 중앙에서 프랑스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그렇게 폴란드의 의도대로 경기는 흘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전반 막판 지루의 선제 득점으로 경기의 양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후반전 폴란드는 실점 이후 라인을 올렸다. 단판 승부이기에 폴란드에게도 8강 진출을 위해선 득점이 필요했다. 하지만 득점을 하기 위한 폴란드의 전진은 악수가 되었다. 폴란드가 라인을 올리자 곳 곳에 공간이 발생했다. 뒷 공간뿐 아니라 미드필더와 수비 사이의 간격이 벌어졌다. 또한 폴란드의 수비 복귀 속도는 점점 느려지면서 프랑스의 역습을 막는데 어려움을 보였다.
후반전은 음바페의 독무대였다. 전반전 선제 골을 어시스트한 음바페는 후반전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폴란드의 미드필더와 풀백들이 득점을 위해 전진하자 프랑스의 역습 시 공격과 수비의 3대3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뎀벨레의 패스를 받은 음바페는 득점에 성공했다. 이 득점 장면에서 놀라웠던건 음바페가 여유를 부리는 듯 보여 슛팅 템포가 죽어 득점으로 연결시키기 어렵다고 보였다. 하지만 음바페는 니어포스트로 강한 슛팅을 선보이며 득점으로 연결했다.
2번 째 득점 역시 음바페의 원더 골이다. 튀람의 패스를 받은 후 박스 안에서 완벽한 감아차기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 득점에서 음바페 주위에만 3명의 수비수가 있었음에도 음바페는 개의치 않고 과감한 슛팅을 시도했고 원더 골을 만들어냈다. 음바페의 첫 번째 득점의 xG 값은 0.11, 두 번째 득점의 xG 값은 0.04로 두 골의 xG 값은 0.15이나 음바페는 모두 득점으로 연결했다.
프랑스의 숨은 승리의 주역은 그리즈만이다. 그리즈만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지만 사실상 박투박 미드필더에 가까웠다. 그리즈만은 프랑스 공격 전개에 있어서 핵심이다. 가장 창의적인 패스를 찔러주고 프랑스의 공격 전개가 물 흐르 듯 이어지는 데는 그리즈만의 역할이 가장 크다. 볼을 소유하다가 수비를 유인하고 패스를 내주거나 때론 공격 템포를 살려 원 터치 패스로 팀의 공격을 이끌어 갔다.
그리즈만은 수비 시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낮은 지역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고 때론 센터백처럼 볼을 걷어내기도 했다. 실로 팀의 2번 째 득점을 보면 그리즈만의 클리어링이 득점의 시발점이 되었다.
음바페와 그리즈만의 뛰어난 활약으로 프랑스는 8강에 진출했지만 냉정하게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고는 할 수 없다. 전반전 프랑스의 공격은 너무 단순했다. 전반전 프랑스의 공격 패턴은 음바페와 뎀벨레에게 패스를 내주고 개인 능력을 활용한 측면 공격이었다. 폴란드의 단단한 2줄 수비를 뚫는데 어려워 했고 이름 값에 걸맞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프랑스는 세부 공격 전술이 필요해 보인다. 측면에서 단순히 음바페, 뎀벨레에게 기대하는 것이 아닌 뛰어난 공격력을 보유한 테오를 적극적으로 활용 해야한다. 음바페는 중앙으로 이동할 수록 위협적인 선수이기에 테오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음바페와의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또한 뎀벨레 역시 고립되는 장면이 많았다. 전진하는 테오와 달리 쿤데는 뎀벨레를 돕기 보다 언더래핑으로 중원 싸움에 가담했다. 그리즈만은 우측보단 좌측 공격에 더 가담했다. 때문에 공격아 우측으로 전환이 됐을 때 단순히 뎀벨레의 개인 능력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프랑스의 또 다른 문제는 후방 빌드업 문제다. 폴란드가 전방 압박을 강하게 가하진 않았지만 공격에 실패했을 때 순간적으로 가하는 압박이 효과적이었다. 반대로 프랑스는 압박에 너무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선수들이 압박을 풀어 나오는 데 어려움을 보이며 볼을 빼앗기는 장면이 많았다.
특히 요리스의 발 밑이 가장 위험해 보인다. 전반 37분 요리스는 폴란드의 득점 찬스를 막아내는 세이브를 했으나 폴란드의 득점 찬스는 요리스의 발 밑 실수로부터 야기됐다. 토너먼트 위로 점 점 올라갈 수록 요리스의 좋지 못한 발 밑, 후방에서 압박의 취약한 문제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압박이 강한 팀에게 고전할 가능성이 있어보이는 프랑스다.
어찌 됐든 프랑스는 8강 진출에 성공했고 좋은 기록들도 세웠다. 지루는 선제 득점을 통해 프랑스 A매치 최다 득점자(52골)에 등극했다. 음바페는 멀티 골로 이번 대회 5골을 기록하게 되었고 득점 단독 선두에 올랐다. 또한 지난 대회의 기록인 4골을 벌써부터 뛰어 넘었고 월드컵 통산 9골로 역대 득점 14위에 랭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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