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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분석] 염원 이룬 메시, 그저 G.O.A.T

월드컵/칼럼

by 축덕의 블로그 2022. 12. 1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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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는 자신의 염원인 월드컵 트로피를 드디어 손에 거머쥐었다. 메시와 음바페의 대결, 새로운 황태자의 탄생을 두고 뜨거웠던 결승전 승자는 메시였다. 두 선수의 경기력을 경이로운 수준이었다. 메시의 멀티 골, 음바페의 헤트트릭, 득점이 터진 시점 등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풍족했다.

 

두 선수의 활약 뿐 아니라 전술적으로도 눈이 즐거운 경기였다. 그렇다면 아르헨티나는 어떻게 디팬딩 챔피언인 프랑스를 잡아냈을까.

 

① 전술 운영

우선 이 경기에서 스칼로니의 전술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경기 라인업이 뜨고나서 축구 팬들은 아르헨티나의 라인업을 보고 모두 놀랐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토너먼트에서 단 한번도 선발로 출전하지 않은 디 마리아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또한 디 마리아는 토너먼트 출전 시간이 네덜란드 전 8분이 불과했다.

 

하지만 스칼로니 감독은 디 마리아를 기용하며 4-4-2, 4-3-3을 혼용한 프랑스 맞춤 전술을 선보였다. 여기서 전술의 키는 디 마리아와 데 폴이다. 아르헨티나의 전형은 디 마리아의 위치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간단하다. 디 마리아가 전진하면 4-3-3 내려오면 4-4-2 시스템으로 변화한다. 디 마리아가 전진하는 경우는 공격 시 또는 압박할 때다.

 

이 때 디 마리아의 위치에 따라 데 폴은 측면으로 벌려 4-4-2 전형을 만들어주거나 디 마리아가 전진하면 4-3-3 전형을 만든다. 스칼로니의 감독의 이러한 전술 운영은 프랑스의 빌드업을 압박하기 위함이다. 프랑스의 빌드업 전형은 3-2 또는 3-3에 가까운 모습으로 왼쪽 풀백인 테오는 전진하고 쿤데가 좁혀 변형 3백을 만든다. 이후 중앙 미드필더들이 앞에 배치되는 빌드업 전형인데 스칼로니 감독은 이에 맞춰 디 마리아, 훌리안, 메시 3톱을 배치시켜 1대1 압박 구도를 만들었다 테오의 전진은 데 폴이 왕성한 활동량으로 커버해 압박 시에는 4-3-3 포메이션을 만들었다.

 

② 공격 전형

아르헨티나는 공격 시에도 디 마리아가 전진했다. 공격 시에는 좌우 비대칭 전술이 인상적이었던 아르헨티나다. 아르헨티나의 좌측면은 디 마리아의 전진, 매칼리스터는 메짤라 움직임을 가져가고 탈리아피코가 적재적소 오버래핑을 가져갔다.

 

그에 반해 우측은 메시가 중앙으로 좁히고 몰리나가 전진해 측면의 빈 자리를 채웠다. 측면 미드필더인 데 폴은 전진을 자제하며 상대적으로 후방에 머물러 빌드업을 도왔다. 때에 따라 데 폴이 전진하면 몰리나가 후방에 남았는데 이는 음바페의 역습, 테오의 전진을 의식해 후방에 한 명을 무조건 남겼다.

 

이러한 아르헨티나의 비대칭 전술은 적중했다. 프랑스는 전반 내내 단 한 차례도 슛팅을 기록하지 못했고 후반 67분이 되어서야 첫 슛팅을 기록할 수 있었다. 전반전 데 폴과 몰리나의 협력 수비로 음바페를 묶어냈고 뎀벨레는 PK를 헌납하며 지루와 함께 전반 40분 만에 교체 아웃 됐다.

 

 

③ 전방 압박, 적극적인 경기

아르헨티나가 경기를 지배 할 수 있었던건 압박 덕분이다. 이따 다시 얘기하겠지만 프랑스는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했고 그에 반해 아르헨티나는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아르헨티나의 압박 형태는 4-3-3이다. 3톱이 3백을 직접적으로 압박하기보다 미드필더와 센터백 사이 공간에 위치하며 패스 길목을 차단한다.

 

이후 미드필더와 센터백들은 전진해 각각 1대1 대인 마크처럼 서 있다가 볼이 측면으로 전개되거나 하프 스페이스 공간으로 투입 되면 빠르게 상대 선수를 둘러싸 압박을 가했다. 아르헨티나는 마치 12명, 13명이 경기하는 것처럼 지속적으로 수적 우위를 점했다.

 

또한 전방에서의 압박도 인상적이었다. 아르헨티나는 프랑스 진영에서 공격 전개 이후 볼을 뺏기면 빠르게 압박을 가했다. 이는 음바페를 보유한 프랑스가 뒷 공간을 노리지 못하도록 위에서 빠르게 눌러주며 역습을 못하게 저지했다. 압박이 실패할 것 같다고 판단되면 지체하지 않고 파울을 범하며 프랑스의 역습을 효과적으로 저지했다.

 

스칼로니의 대회 운영, 전술 변화

아르헨티나는 압박, 전술적인 경기 운영을 통해 승기를 잡아갔고 결국 우승하며 메시의 염원을 이뤄냈다. 아르헨티나의 우승 1등 공신은 단연 스칼로니 감독이다. 물론 메시의 활약이 엄청나고 대단했지만 스칼로니 감독이 아니었다면 메시의 엄청난 활약에도 우승하지 못해을 것이다.

 

스칼로니 감독은 대회 내내 전술적인 변화를 다양하게 가져갔다. 조별 리그 1차전 사우디 전에는 4-4-2 포메이션으로 디 마리아, 파레데스, 데 폴, 파푸 고메스가 중원으로 출전하고 최전방에는 라우타로가 출전했는데 경기력은 끔찍했다.

 

그러자 스칼로니 감독은 빠르게 조별리그 2차전 귀도 로드리게스, 매칼리스터를 기용해 4-3-3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가져갔다. 맥시코 전도 사우디 전보단 나았지만 경기력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스칼로니 감독은 또 한 번의 변화를 주었다. 폴란드와의 3차전 현재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끈 중원 조합을 출전시켰다. 데 폴, 엔조 페르난데스, 매컬리스터의 중원 조합과 메시의 파트너를 훌리안 알바레스로 바꿔 공격에도 변화를 주었다.

 

토너먼트에서도 스칼로니의 전술적 유연함은 돋보였다. 8강 네덜란드의 맞춤 전술로 3백을 꺼내 들었고 16강 맹활약한 둠프리스를 억제시키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4강에서는 중원이 강한 크로아티아를 만나자 4-4-2 포메이션으로 중앙 미드필더만 4명을 기용하는 파격적인 선택을 가져갔다. 경기의 주도권은 내주되 수비적인 탄탄함과 역습 시 중원에서의 볼 소유를 가져가며 3대0 완승을 거뒀다.

 

대망의 결승전, 스칼로니 감독은 토너먼트에서 단 8분 출전한 디 마리아를 선발로 내세웠고 이는 적중했다. 디 마리아는 가벼운 몸놀림을 보이며 1골과 1PK 획득을 보이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물론 결승전 교체 투입 된 선수들은 모두 아쉬웠다. 디 마리아 대신 투입 된 아쿠냐는 공격적으로 아쉬웠고 몬티엘의 PK 헌납, 18분만 뛰면서 많은 찬스를 날린 라우타로 등 교체 투입으로 들어간 선수들 중 1인분만이라도 한 선수는 없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프랑스 패착

잠깐 프랑스 얘기를 하자면 프랑스의 패착은 너무 소극적인 경기 운영이다. 후반전 음바페의 득점이 터지고 나서 프랑스는 흐름을 타면서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볼을 소유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당연하게도 음바페의 볼 터치 횟수도 증가했다. 음바페의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위협적인 공격을 보인 프랑스다.

 

그렇다면 프랑스는 왜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했을까. 여러가지 이유를 추측해보면 음바페와 뎀벨레의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아르헨티나의 뒷 공간을 공략하려 했거나 전반전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아르헨티나의 체력을 뺀 후 음바페의 아껴뒀던 체력을 후반에 활용하려 했다거나 등 이유는 있겠다만 납득이 가기 힘들다.

 

필자는 이미 프랑스의 8강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전술적인 측면을 비판한 바 있다. 칼럼을 쓰진 않았지만 4강에서도 프랑스는 돌풍을 일으킨 모로코지만 상대적으로 약팀이기에 적극적인 경기 운영이 필요해 보였다. 하지만 프랑스는 대회 내내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보였고 결국 결승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보인다. 선수 개개인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결승까지 올라올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물론 데샹의 교체술은 스칼로니와 다르게 적중했다. 전반 40분 이른 시간에 교체했던 무아니와 튀람은 각각 PK획득과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후반 71분에 교체 투입 된 카마빙가와 코망 역시 가벼운 몸놀림을 보이며 팀에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경기를 뒤집진 못했고 결국 연장 승부 끝에 패배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G.O.A.T

스칼로니 감독과 더불어 아르헨티나 승리의 1등 공신 메시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필자는 메시의 팬으로써 메시가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이 매우 기쁘다. 메시는 아쉽게 득점왕에는 실패했지만 골든 볼을 수상했고 결승전 멀티 골과 함께 많은 기록을 써내려갔다. 일단 월드컵 우승이다. 메시는 그야말로 모든 트로피를 들어봤지만 단 하나, 월드컵 우승 트로피는 들어올리지 못했다. 8년 전에는 준우승에 그쳤고 지난 월드컵에는 16강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메시는 폼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35살의 나이임에도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번 월드컵에서 메시는 폴란드 전을 제외하고 전 경기 득점을 터트렸다. 폴란드 전에서는 PK 기회가 있었지만 실축하면서 전 경기 득점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메시는 토너먼트 전 경기 득점 한 월드컵 최초의 선수가 되었다.

 

또한 메시는 마테우스의 월드컵 최다 출장 기록(25회)를 넘어 26회 출전 기록을 달성했고 말디니의 월드컵 누적 경기 시간 최다 출전을 갱신했다. 이번 월드컵도 메시의 하드 캐리로 메시는 골든 볼을 또 한 번 수상했는데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골든 볼을 두 번 수상한 선수가 되었다.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결승전을 끝으로 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그간 EPL, 챔스 등 해외 축구가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월드컵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괜히 선수들이 월드컵 우승에 목을 매는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시의 월드컵 우승을 축하하며 그저 G.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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