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챔피언스 리그에서 가장 빅 매치라고 할 수 있는 파리 생제르망과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에서 파리가 메시의 복귀골에 힘입어 승리를 따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서 맞붙었던 양 팀인데 파리가 어떻게 복수에 성공했는지 전술을 알아보자
우선 파리는 베라티가 복귀하면서 중원에 큰 힘이 되었다. 네음메 라인이 출격했고 베라티와 함께 에레라 게예가 중원을 꾸렸다. 백4에는 멘데스, 킴펨베, 마르퀴뉴스, 하키미가 출전했고 골문은 돈나룸마가 지켰다. 맨시티는 약간의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스털링 양 윙 포워드에 그릴리쉬, 마레즈가 출전했고 중원은 지난 첼시전과 같이 데 브라위너, 로드리, 실바가 출전했다. 백4에는 칸셀루, 라포르테, 디아스, 워커가 출전했고 골문은 에데르송이 지켰다.
맨체스터 시티가 승리할거라는 많은 예상을 깨고 파리가 2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맨시티의 전형적인 패배 패턴에 가까웠다.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공격수들이 해결을 못해주고 수비에서 역습 한두방을 맞으면서 패배하는 그런 맨시티의 패턴이었다.
파리는 베라티의 복귀가 컸다. 베라티는 역시 월드클래스의 미드필더가 맞았다(출전만 한다면...). 파리는 그간 네음메 라인의 조합도 잘 맞지 않았고 베이날둠은 기대와는 달리 우려점만 남기고 있었는데 베라티의 복귀와 네음메 라인의 호흡이 점점 맞기 시작하면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파리는 빌드업시에 베라티가 센터백 사이로 들어오면서 라볼피아나 형태를 만들면서 안정적인 빌드업을 추구했다. 맨시티의 압박이 거셌지만 파리는 왠만하면 롱 볼보다 뒤에서 짧은 패스나 직접 드리블을 통해 탈압박을 하려했는데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베라티의 존재와 메시, 네이마르의 빌드업 가담이었다.
파리의 센터백들의 발밑도 좋고 베라티가 낮은 위치에서부터 빌드업에 가담하면서 맨시티의 압박을 잘 벗겨내는 모습을 보여줬고 줄 곳이 없을때는 본인이 직접 드리블을 통해 맨시티의 압박을 벗겨냈다. 맨시티의 수적 우위를 통한 압박이 거세지면 메시와 네이마르가 타이밍 맞게 내려와 볼을 받아주면서 맨시티의 압박을 벗겨내는데 힘을 더 했다.
네이마르, 메시, 베라티의 드리블 시도 위치를 보면 전방에서 드리블 시도도 있지만 대체로 파리 지역이나 중앙쪽에서 시도 한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세 선수의 히트맵을 봐도 세 선수 모두 낮은 위치에서 빌드업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베라티의 영향은 빌드업에 국한되지 않았다. 베라티는 수비에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했는데 중앙에서 에레라와 게예의 역할도 큰 기여를 했다. 파리는 대체로 네음메 라인은 전방에 머물고 4-3의 형태를 만들어 7명의 선수가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사실 맨시티를 수비하기에는 적은 숫자였다. 스털링의 골대를 맞는 장면이나 돈나룸마의 선방이 없었다면 경기의 향방이 달라졌을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파리는 수비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특히 중앙 미드필더 3명의 수비 가담이 엄청났다. 맨시티는 왼쪽 측면을 주 루트로 삼고 수적우위를 만드는 전술을 사용하는데 이때 에레라와 베라티가 적극적으로 측면 수비에 가담해 맨시티가 측면에서 볼을 풀어나오기 어렵게 만들었다. 실로 맨시티의 공격 장면들을 보면 1대1에서 공을 오래 소유하고 있으면 파리의 미드필더들이 빠르게 붙어주면서 협력 수비를 해줬고 맨시티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또한 오른쪽으로 전환했을때는 게예, 베라티의 수비 가담이 돋보였고 베라티가 중앙에서 중심을 잡아주면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공격에서의 파리가 좋았던건 공격진들의 역할 분담이다. 네이마르는 메시, 음바페보다 낮은 위치에서 플레이 하면서 중간다리 역할을 해줬는데 수비에도 가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음바페는 포처 역할보다 조력자 역할로 연계 플레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메시는 전체적인 공격 조율과 피니셔 역할을 해줬다.
사실 우리가 기대하는 이름값에 미치는 파괴력은 아니었지만 그간 리그에서 보였던 호흡보다는 많이 좋아진 모습을 보인 세 선수였다. 특히 메시와 음바페는 지속적인 스위칭을 보였는데 이게 효과적이었다. 두번의 득점 모두 두 선수의 발끝에서 나왔다.
첫 번째 득점 장면을 보면 메시와 음바페가 스위칭하면서 음바페가 측면으로 잘 빠져들어 갔는데 이때 라포르테가 메시를 의식하면서 중앙으로 좁혔고 음바페에게 공간이 나면서 음바페가 올린 크로스가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두 번째 득점 장면은 바르셀로나의 메시를 연상케 하는 메시의 전형적인 득점 패턴이 나왔다. 메시가 드리블을 통해 중앙으로 들어오자 음바페가 중앙에서 측면으로 빠지는 움직임을 보였고 메시가 음바페와 2대1 패스를 주고 받은 후에 오른쪽 상단으로 꽂아넣으면서 득점에 성공했다.
다만 파리는 수비시에 적은 숫자로 수비하다 보니 아무래도 수비에서의 불안감이 생길 수 밖에 없었고 네음메 라인의 파괴력도 사실 오늘 경기에서 메시가 데뷔골을 기록하긴 했다만 기대에는 미치지 않아 아직까지는 미완성이 됐다고 보인다. 네음메라인의 파괴력을 극대화 하고 수비에서의 불안감을 해결하는것이 포체티노의 숙제가 될 듯 싶다.
넘어가 맨시티의 이야기를 해보자면 맨시티 공격진들의 답답함에 대해 이야기 안 할 수가 없다. 우선 맨시티는 첼시전과 유사한 전술을 들고 나왔다. 왼쪽 측면을 주 루트로 삼고 수적 우위를 통해 왼쪽 측면을 허물거나 왼쪽 측면으로 수비를 몰아 넣고 반대 측면으로 전환해 비어 있는 오른쪽 측면을 활용하는것인데 라인업에서 살짝 미스가 났다고 판단된다.
첼시전에 오른쪽 윙 포워드에는 제주스가 출전했고 오늘 경기에서는 마레즈가 선발로 나섰는데 두 선수의 다른점은 제주스는 정발이고 마레즈는 역발이라는것이다. 이게 왜 문제가 되냐면 오늘 맨시티의 측면 전환 속도가 늦었을 뿐더러 측면 전환 속도가 늦으면 오른쪽 윙 포워드가 볼을 받았을때 크로스를 올리거나 슛팅으로 연결하는 속도가 빨라야 하는데 마레즈는 그렇지 못했다. 왜냐 역발이기 때문이다. 마레즈가 크로스를 올리거나 슛팅을 때리기 위해선 무조건 한번 접어야 되는데 이때 이미 템포가 한번 죽게된다. 안그래도 오늘 파리 미드필더들의 수비 커버가 빨랐기 떄문에 더더욱이 볼 처리가 빨랐어야 됐다. 물론 마레즈의 개인 퍼포먼스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지만 펩의 큰 그림에 적합했다고 보이지는 않았다.
또한 데 브라위너, 그릴리쉬의 영향력이 너무 미비했다. 우리가 알고 있던 덕배의 모습이 아니었고 덕배는 후반전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나서야 조금 살아났지만 그마저도 아쉬움이 많았다. 그릴리쉬 역시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볼을 좀 끄는 스타일인데 파리 미드필더들의 협력 수비가 워낙 빠르다 보니 볼을 조금이라도 끌면 파리의 수비에 막히는 모습을 보였고 하키미를 상대로 1대1 역시 뚫어내는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맨시티는 측면 전환 속도도 느렸다. 측면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더디니까 파리의 미드필더들이 수비 커버를 가는데 쉬웠고 빠른 전환을 했을때는 마레즈가 템포를 죽이다 보니 공격에서의 답답함이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맨시티가 경기를 그렇게 못한것도 아니다. 그냥 골을 못넣었다. 공격진들의 마무리가 안되고 역습 한방에 무너지고 본인들의 플레이만 급급해지는 전형적인 맨시티의 패배 패턴이 아니었나 싶다.
파리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서 개인적으로 오늘 경기에서 MOM을 뽑는다면 베라티와 돈나룸마를 뽑고 싶다. 베라티는 왜 부상만 아니면 닥주전인지 경기를 본 사람들은 알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빌드업에서 탈 압박, 공격 방향 설정, 측면 수비 커버 등 그냥 월드클래스 미드필더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나룸마 역시 자신이 왜 유로2020 MVP인지 다시 한번 인지시켜 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미쳤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튜브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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