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전술 분석] 용호상박, 어나더 클래스를 보여준 리버풀과 맨시티

EPL/칼럼

by 축덕의 블로그 2021. 10. 4. 17:33

본문

 

 

EPL 이번 라운드 최고의 빅매치라고 할 수 있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맞대결은 보는 이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선사했다. 살라의 원더골, 최근 미친 활약을 오늘 경기에서도 어김없이 보여준 베르나르두 실바 등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 많다는 말이 딱 맞는 경기였다. 그렇다면 리버풀과 맨시티의 경기에서 어떤 요소들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우선 리버풀은 아놀드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명단에서 제외되었고 티아고 역시 아직 부상에서 복귀하지 못했다. 피르미누 대신 조타가 선발로 나섰고 티아고의 빈 자리는 오늘도 커티스 존스가 매꿨다. 아놀드의 자리는 밀너가 대신 출전했다. 맨시티는 베스트 라인업을 구성했다. 다만 오늘 경기에서는 포든이 측면으로 빠졌고 그릴리쉬가 중앙으로 이동했고 실바가 좌짤라 데 브라위너가 우 짤라로 나섰다. 이는 덕배가 최근 왼쪽 위치에서 부진해 다시 오른쪽으로 이동한듯 보였다.

 

전반전은 맨시티가 압도했다. 리버풀이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해 분위기를 가져오는듯 싶었으나 맨시티가 탈압박 하기 시작하면서 밀리기 시작했고 밀너가 위치한 오른쪽 라인이 맨시티에게 지속적으로 공략 당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맨시티는 베 실바가 왼쪽으로 이동하고 나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칸셀루, 실바, 포든으로 이루어지는 왼쪽 라인에서 재미를 보고있었다. 다만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결정력이 오늘도 말썽을 부리면서 전반전은 0대0으로 마무리 되었다.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후반전이었다. 리버풀이 맨시티의 전방 압박을 간결한 패스로 풀어냈고 살라가 칸셀루를 한번에 터치로 벗겨내면서 마네에게 내줬다. 마네의 오늘 결정력은 말이 들었고 리버풀의 선취골이 터졌다. 하지만 리드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제주스가 드리블을 통해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왔고 포든이 볼을 이어 받아 동점골을 터트렸다.

 

오늘 경기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살라의 원더골이 터졌다. 동점골이 터진지 7분만에 살라의 역전골이 터졌는데 그야말로 원맨쇼였다. 간결한 터치와 개인기로 칸셀루, 실바를 순간적으로 제쳤고 라포르테와의 1대1 상황에서 슛팅 페이크 동작으로 라포르테를 완전히 속이면서 득점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포든의 땅볼 크로스가 굴절되면서 볼이 뒤로 흘렀는데 데 브라위너가 지체하지 않고 슛팅을 때렸고 이 슛팅마저 마팁을 맞고 살짝 굴절되면서 맨시티에게 살짝 행운이 따르는 골이 터졌다. 후반 86분에는 파비뉴에게 결정적인 찬스가 찾아왔는데 로드리가 슈퍼 태클로 파비뉴의 슛팅을 막아냈고 결국 경기는 2대2로 마무리 되었다.

 

오늘 경기의 포인트는 리버풀의 오른쪽 측면, 맨시티의 왼쪽 측면이었다. 두 팀 모두 같은 측면을 주 공격루트로 삼았고 4번의 득점 모두 이 측면 공간에서 터졌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살라와 헨더슨을 필두로 오른쪽 측면 공격을 만들어 나갔다. 이따 이야기 하겠지만 오늘 밀너의 활약은 아쉬움이 많이 남을수 밖에 없었다.

 

리버풀은 강한 전방 압박과 롱 킥을 통한 맨시티의 뒷 공간을 노리면서 득점을 노렸다. 전방에서 볼 소유권을 잃으면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해 다시 볼을 빼앗으면서 상대 수비가 정돈되지 않았을때를 노렸다. 또한 지속적인 롱 볼로 맨시티의 뒷 공간을 공략하려 했고 롱 볼을 계속 시도하면서 맨시티가 라인을 높게 끌어올리지 못하게 하려 했다.

 

리버풀의 주 공격루트였던 오른쪽 측면에서 마팁도 큰 역할을 했다. 마팁은 발밑이 좋아 빌드업에 안정감이 있고 자신의 앞에 공간이 생기면 서슴없이 볼을 직접 운반한다. 마팁이 전진하면서 공격 지역에서 순간적으로 수적 우위를 점할수 있고 마팁을 막기위해 수비가 붙으면 다른 선수에게 공간이 나기 때문에 오른쪽 측면 공격에서 마팁의 전진은 큰 도움이 됐다.

 

다만 리버풀은 왼쪽 라인의 고민이 해결되지 못했다. 최근 로버트슨은 공격적으로 아쉬움이 많았고 커티스 존스는 빌드업에 가담하면서 후방에 머무는 모습이 많았다. 마네 역시 득점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경기 영향력이 크지는 못했다. 이는 헨더슨과 커티스 존스의 전술적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감안할 점도 있다. 헨더슨은 빌드업에 관여하기 보다 측면, 하프 스페이스 공간에 침투하거나 공격적으로 높게 올라가 살라를 받춰준 반면 커티스 존스는 빌드업에 관여하면서 후방에 머무는 모습이 많았다. 커존이 후방에 남으면 로버트슨이라도 전진해야 하는데 반대쪽 밀너가 공격적으로 높게 전진하기 때문에 밸런스를 위해 로버트슨도 대체로 후방에 머물수 밖에 없었다.

 

 

밀너는 오늘 아쉬움을 많이 남겼다. 지속적으로 포든과의 1대1 경합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고 포든의 스피드를 따라잡기 어려워했다. 밀너의 오른쪽 공간은 맨시티가 경기를 주도하게 된 시발점이기도 했다.

 

밀너가 포든, 칸셀루에게 공간을 내주기 시작하면서 경기의 양상이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밀너가 압박하기 위해 전진했을때 뒷 공간 커버는 마팁, 헨더슨이 하게 되는데 밀너가 지속적으로 뒷 공간을 허용하자 마팁, 헨더슨의 수비 커버 횟수가 많아졌고 이에 마팁과 헨더슨이 있던 공간이 비어있게 된다. 다른 선수가 마팁, 헨더슨의 공간을 커버하게 되면 또 다시 커버하기 위해 간 공간이 비어 있게 되었고 연쇄작용이 되면서 리버풀은 수비에서 공간을 많이 노출하게 되었다.

 

이는 후반전 수비 대형을 정돈했을때도 문제가 됐다. 수비시에 밀너가 움직이면 선수들이 간격을 좁혀서 공간을 최소화 시키거나 측면 공간을 주되 중앙을 틀어막기 위해 간격을 좁혔다. 하지만 큰 효과르 보지 못했고 2번의 실점 모두 밀너의 오른쪽 측면 공간에서 실점했다.

 

맨시티의 전술 포인트와도 연결된다. 맨시티는 원래 주 공격 루트가 왼쪽 측면으로 칸셀루, 실바, 포든을 중심으로 왼쪽 측면 공간을 잘 활용했다. 칸셀루가 볼을 소유할때 밀너가 압박하기 위해 전진하면 실바나 포든이 밀너의 뒷 공간을 잘 활용했고 그릴리쉬가 중앙에서 측면으로 빠지는 움직임도 보이면서 4명의 선수가 왼쪽 공간을 잘 활용했다.

 

왼쪽 측면 공간을 허무는데 성공하면서 전체적인 흐름도 가져왔다. 왼쪽에서 공격을 전개할때 리버풀의 수비가 왼쪽으로 쏠리게 되면 전환 패스를 통해 오른쪽 측면 공간도 잘 활용했다. 특히 오른쪽 측면에서 공격을 전개할때 워커의 순간적인 공격 가담이 좋았다. 워커가 빠른 스피드를 통해 순간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면서 수적 우위를 만들어 주거나 리버풀의 뒷 공간으로 침투하면서 좋은 공격 찬스를 만들거나 수비를 유인하면서 동료에게 공간을 만들어줬다.

 

맨시티는 덕배의 활약이 아쉬웠다. 덕배는 최근 실바가 우짤라로 좋은활약을 보여주면서 좌짤라로 나오기 시작했는데 경기에서의 영향력이나 덕배의 전매특허 패스 등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늘 경기에서는 우짤라로 출전했음에도 경기 영향력이 떨어졌다. 물론 득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경합 5번중 1번 성공, 기회 창출 1회 등 리버풀과의 경합에서 밀리거나 우리가 알던 날카로운 패스가 많이 무뎌진 모습을 보였다.

 

 

오늘 경기에서 우리의 눈을 가장 즐겁게 해준 선수는 살라와 실바가 아닌가 싶다. 두 선수 모두 최근의 미친 활약으로 정점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이다. 살라는 크게 이야기 할것 없이 득점 장면을 보고 온다면 필자가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할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실바도 오늘 전반전 혼자 드리블로 리버풀의 수비를 벗기고 포든에게 내주는 패스나 리버풀 선수들과의 경합에서 우위를 점했고 우짤라가 아닌 좌짤라로 출전해서도 기량을 유지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역시 축구는 전술적인 측면에서 보는것도 재미 있지만 오늘 경기처럼 많은 득점과 원맨쇼가 사람들에게 많은 흥분을 안겨다 주는것 같았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