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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분석] 아쉬운 무승부, 그래도 이란 원정 승점 따냈다

EPL/칼럼

by 축덕의 블로그 2021. 10. 14.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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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만에 이란 원정에서 득점하면서 무승부를 거뒀다. 선제골을 넣었기에 첫 승에 대한 희망이 많았지만 이란 원정에서 무승부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경기력 자체도 좋았다.

 

벤투는 라인업에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명단만 보면 송민규 대신 이재성이 선발로 나선것 외에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손흥민이 왼쪽 측면으로 빠졌고 이재성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황희찬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2선에 변화를 주었다.

 

 

솔직히 경기력 자체는 기대 이상이었다. 전반전 이란을 상대로 슛팅도 많이 기록하면서 우위를 가져갔다. 다만 이날 경기도 슛팅이 많이 뜨면서 전반전에 유효 슛팅을 한개도 기록하지 못한것은 아쉬웠다. 해결사는 역시 손흥민이었다. 후반 시작 3분만에 이란의 압박을 풀어냈고 손흥민의 장점인 뒷 공간 침투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란은 강했다. 후반 중반이 지나면서 선수들이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아즈문, 타레미, 자한바크시를 내세운 이란의 공격은 무서웠다. 골대를 맞는 행운도 따랐지만 결국 이재성의 실수와 김승규의 실수가 연달아 나오면서 이란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이후 이란이 골대를 한번 더 강타하면서 행운이 따랐고 후반전 막판 나상호에게 결정적인 찬스가 찾아왔지만 이란의 골키퍼가 막아내면서 경기는 1대1로 마무리 되었다.

 

 

일단 이란 원정에서 무승부를 따낸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물론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어쨋든 그 힘들다는 이란 원정에서 승점을 따냈다. 이날 벤투는 경기 준비를 잘 했다고 보여지는데 시리아전과 다른것은 압박을 강하게 가져갔다. 물론 시리아전도 전방 압박을 가하긴 했지만 이란전에는 압박을 더 강하게 가져갔다. 압박시에 황인범이 전진하면서 4-1-4-1 형태를 만들어 강한 전방 압박을 보였다. 이는 공격에서 실패했을때도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전방에서 공격 전개를 실패했을때 압박을 가져가면서 이란이 쉽게 역습을 전개하지 못하게 방해했고 이란이 강한 압박에 롱 볼로 전개하면 정우영, 김영권, 김민재가 공중볼을 따내면서 볼 소유권을 되찾아왔다.

 

 

 

벤투는 빌드업에도 변화를 주었다. 짧은 패스를 통해 풀어나오는것을 좋아하지만 이날 이란이 강하게 압박을 하면 과감하게 전방에 롱 볼을 보내면서 무리를 하지 않았다. 손흥민, 황희찬, 황의조가 이란의 뒷 공간 침투를 자주 시도했고 후방에서 롱 볼을 시도하면 침투 또는 선수들이 간격을 좁게 형성해 세컨볼 집중력으로 볼 소유권을 이어갔다. 이러한 이란의 뒷 공간을 노리는 공격은 선제 득점으로도 이어졌다. 그간 예선전에서는 우리가 전력상 우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라인이 내려가 있었지만 이란은 라인이 높게 형성 되어 있기 때문에 뒷 공간이 자주 열렸고 이를 통해 손흥민이 선제 득점도 만들어냈다.

 

 

 

이재성과 황인범의 역할도 컸다. 이재성은 실점의 빌미가 되는 실수를 범하기는 했으나 전반적으로 괜찮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공격시에 황인범이 전진하면서 이재성과 2공미처럼 움직이는데 두 선수는 공격에서 큰 역할을 했다. 이재성은 볼 줄기를 담당하면서 침투 패스나 황인범을 받춰주는 역할을 했다. 오히려 이재성보다 황인범이 하프 스페이스 공간으로 침투하는 장면이 많았다. 황인범이 하프 스페이스 공간 침투나 경기의 전체적인 공격 전개를 담당해주면서 중원에 중심이 되어줬다. 또한 황인범은 종적인 움직임을 이날도 많이 가져갔다. 공격시에는 높은 위치까지 전진해주고 수비시에는 내려와서 정우영과 투볼란테를 만들어 수비에 가담해주면서 시리아전과 더불어 현재 중원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짧은 패스를 통한 공격 전개도 좋았다. 이날 선수들은 간격을 좁게 형성해 공 주위에 많은 선수들이 모여서 짧은 패스를 통해 공격을 풀어나갔다. 이재성, 황인범이 프리한 움직임을 통해 공 주위에 있으려고 노력했고 공격을 전개할때 이재성과 황인범이 계속 관여해주면서 볼 순환을 도왔다. 침투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황의조가 중앙에서 하프 스페이스 공간으로 자주 침투해주면서 수비를 유인해주고 그때 발생하는 공간으로 황인범이 침투하면서 하프 스페이스 공간에서 좋은 찬스들을 만들어 냈다.

 

 

경기를 잘 풀었지만 아쉬움이 남을수 밖에 없었다. 우선 체력적인 문제가 가장 컸다. 아자디 스타디움이 고지대인것과 전반전에 강한 압박을 가한 탓인지 선수들이 일찍 지친 모습이 눈에 띄게 보였다. 후반 60분 이후부터는 선수들의 간격 유지도 잘 안됐고 간격 유지가 안되다 보니 이란의 공격진들이 우리나라 선수들 사이 사이에서 패스를 쉽게 받았다. 에너지 레벨이 떨어지니까 전방에서 압박도 힘들고 이란의 공격을 막아냈을때도 역습을 빠르게 가져가지 못하면서 선수들이 버거워 하는 모습이 많았다.

 

 

 

이는 벤투의 교체 타이밍 문제와도 연결된다. 물론 교체 타이밍이 다 들어맞고 정확한 교체 타이밍을 가져가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벤투는 교체 타이밍에 대해 매 경기 아쉽다는 평가가 많고 이날 경기에서는 체력적인 문제가 눈에 띄게 보였기 때문에 더 아쉬울수 밖에 없었다. 이란이 후반 우리나라의 왼쪽 공간을 노리면서 홍 철이 자주 뚫리는 모습을 보였는데 후반 70분에 홍 철을 빼면서 김진수를 투입하는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고 보인다. 하지만 이동경과 나상호의 투입 시간이 너무 늦었다. 적어도 홍 철을 투입할때 같이 투입하거나 좀 더 빨리 투입하면서 중원과 공격진에 에너지 레벨을 유지하면서 적절한 압박과 중원에서 기동력을 유지했어야 됐다. 특히나 이동경과 나상호가 투입되고 나서 보여준 적극적인 모습들이 아쉬움을 더 남겼다.

 

 

수비에서의 집중력도 아쉬웠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지치니까 간격 유지가 안됐고 집중력도 떨어진 모습을 보이면서 이란의 공격진에게 점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압박을 가할때 황인범이 전진하면서 4-1-4-1 형태를 만드는데 압박의 에너지 레벨이 떨어진 상태로 압박할때 전형만 만들다 보니 오히려 역효과가 됐다. 이란이 선수들 사이 공간에서 볼을 받아주면서 우리나라의 압박을 쉽게 무력화 시켰고 공간이 많이 나기 시작했다. 특히 골대를 맞는 2번의 중거리 슛팅은 이란의 선수들이 슛팅을 워낙 잘 차긴 했지만 미드필더들이 적절히 견제해줬어야 됐다. 

 

 

이날 경기에서도 김민재는 미친 활약을 보여줬다. 압도적인 피지컬로 이란의 공격진들을 무너뜨렸다. 아즈문과 타레미를 상대로 경합에서 단 한차례도 밀리지 않았고 전반 아즈문을 날리는 모습은 웃음이 절로 나왔다. 김민재는 수비에서뿐만 아니라 빌드업에서도 큰 영향을 미쳤다. 볼을 간수하는 능력이 좋아 이란이 전방 압박을 가했을때 패스를 줄 곳이 없자 직접 드리블을 통해 탈 압박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또한 김민재는 자신의 앞에 공간이 있으면 지체 없이 공간으로 직접 볼을 운반하는데 김민재가 볼을 운반하면서 자신에게 압박이 들어오게 되면 다른 선수들에게 공간이 생기는 효과를 얻을수 있다. 김민재가 하루 빨리 5대리그와 챔피언스 리그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란 원정 무승부, 결과만 본다면 좋은 결과이지만 유독 아쉬움이 많이 남는 이유는 이길만 했고 이기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실점 이후에 동점골을 터트린것이 아닌 선제 골로 경기를 이기고 있었기에, 실점하지 않을수 있던 장면에서 실점했기에 더 아쉬움이 남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란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과 승리는 아니지만 원정 무승부라는 결과를 따낸 대표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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