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미친 활약으로 리그 3경기만에 승리한 토트넘이다. 아스날도 승리를 거두면서 리그 5위로 다시 밀려나게 됐지만 승점 2점 차를 유지하게 되었다. 냉정하게 경기력 자체는 아쉬웠지만 손흥민이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토트넘은 라인업에 변화가 있다. 레길론이 부상으로 이탈해 세세뇽이 선발로 출전했고 오랜만에 모우라가 선발로 출전해 쿨루셉스키는 벤치에서 출발했다. 레스터는 거의 모든 자리에 로테이션을 돌렸다. 카스타뉴를 제외하고 주전 수비진이 빠졌고 중원도 틸레망스, 매디슨, 듀스버리 홀이 모두 벤치에서 대기하거나 명단에서 제외됐다. 측면과 공격진들도 바디, 반스 등 주전들이 빠졌다.
전반전 토트넘은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케인의 선제 득점이 있었지만 이렇다 할 공격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레스터는 로테이션을 돌리긴 했지만 토트넘의 맞춤 전술을 잘 짜왔다. 브라이튼과 브렌트포드가 토트넘을 괴롭혔던 방식을 유사하게 짜고 나온 로져스다.
레스터의 포메이션을 보면 사실상 5-3-2에 가까웠는데 이는 역습을 노림과 동시에 토트넘의 공격을 잘 틀어 막을 수 있는 전형이다. 토트넘은 공격시 3-2-5에 가까운 전형을 만들고 벤 데이비스가 간헐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형태다. 레스터의 수비 전형과 토트넘의 공격 전형이 맞닿아 있는 형태로 레스터의 수비진들은 토트넘의 공격진들을 1대1로 대인 마크해 압박했다.
더군다나 에메르송, 세세뇽의 경기력은 처참했고 모우라 역시 상대 수비를 뚫어내는데 힘겨워 했다. 믿을맨인 케인도 부진하면서 토트넘의 전반 경기력은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토트넘의 경기력이 좋아지기 시작한 것은 쿨루셉스키 투입 이후다. 쿨루셉스키의 경기 영향력이 모우라보다 좋았던 것도 있지만 팀 전체의 공격 밸런스가 맞아가기 시작했다. 쿨루셉스키가 볼 운반, 상대 수비와 1대1 상황에서 돌파를 하면서 레스터의 수비도 같이 흔들렸다. 한 명을 벗겨 냈을 때 상대 수비가 딸려 나오게 되면서 케인, 손흥민에게 공간이 생기고 케인, 손흥민이 아니더라도 세세뇽, 에메르송이 있는 측면쪽에 공간이 생기기 시작했다.
토트넘의 두 번째 득점이 대표적인 예시다. 로메로의 태클이 좋았지만 쿨루셉스키가 볼 운반을 하면서 수비진들을 유인했고 레스터의 수비에 공간이 생기면서 손흥민이 좋은 공간으로 침투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손흥민의 마무리 역시 깔끔했고 팀의 두 번째 득점을 합작한 손흥민과 쿨루셉스키다.
토트넘은 전반전 부진한 경기력이 있었지만 전후반 내내 좋은 압박을 보였다. 토트넘의 압박을 보면 레스터의 빌드업을 방해해 롱 볼을 유도했다. 공격진들이 센터백을 압박해 롱 볼을 유도하고 중앙 미드필더와 센터백들이 전진해 롱 볼을 끊어냈다. 레스터가 로테이션으로 인해 선수들간의 호흡이 안맞는 장면도 있었지만 토트넘의 압박이 좋아 패스 미스를 자주 유도했다.
상대가 볼을 잡더라도 뒤에서 강하게 붙어 역습을 저지하거나 볼을 끊어내 좋은 압박을 보였다. 팀의 두 번째 득점 역시 로메로가 전진해 상대의 볼을 끊어내면서 득점으로 이어졌다.
다만 개개인 퍼포먼스가 좋지 못한 선수가 많았다. 특히 에메르송, 세세뇽의 경기력은 안좋았다. 측면으로 볼이 전개됐을 때 크로스의 정확도, 패스의 정확도가 너무 떨어졌다. 선수들과 호흡도 좋지 못해 공격 지역에서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상황 상황마다의 판단이 너무 좋지 못했다.
같은 팀원이 하프 스페이스 공간으로 침투할 때 패스를 안주고 안쪽으로 치다가 뺏기거나 늦은 타이밍에 패스를 줘 공격적인 영향력이 아예 없다시피 했다. 레스터의 수비진이 강하게 붙으면 공을 뺏기는 것이 대다수였다. 나아질 기미가 안보이는 토트넘의 윙 백들이기에 여름 이적시장에서 보강은 필수로 보인다.
공격의 핵심인 케인도 부진했다. 케인은 득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상대 수비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케인의 이날 스탯을 보면 패스 성공률 59%, 경합 성공 2회(7), 공중 볼 경합 성공 5회(9)로 패스 성공이나 경합에서 많이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전을 보면 전방에 볼이 잘 투입되지 않자 손흥민이 내려와 연계해주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이는 케인의 부진과도 연결된다. 손흥민이 연계 플레이를 못하는 것은 아니나 연계를 자주 시도할 수록 손흥민의 장점이 죽는다. 때문에 전반전 케인의 부진과 윙 백, 모우라 등 손흥민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의 부진이 전반전 공격의 답답함과 이어졌다.
그럼에도 토트넘이 승리할 수 있었던건 손흥민 덕분이다. 손흥민은 팀의 첫 번째 득점을 도왔고 두 번째, 세 번째 득점은 직접 기록하면서 모든 득점에 관여했다. 두 번째 득점은 로메로의 태클, 쿨루셉스키의 볼 운반, 연계로 세 명의 선수가 합작했다면 세 번째 득점은 손흥민의 개인 퀄리티를 보여준 득점이었다. 먼 거리를 왼발 감아차기로 원더 골을 만들어냈고 FOTMOB 기준 손흥민의 두 번째 득점은 xG값이 0.02에 불과했다.
손흥민은 이날 멀티 골을 득점하면서 차붐의 기록을 깨고 아시아인 유럽 5대 리그 단일 시즌 최다 득점을 기록하게 되었다. 또한 아직 리그 4경기가 남아 리그 20골의 고지를 밟을 수 있는 손흥민이다.
토트넘은 리그 3경기만의 승리로 아스날과의 승점 2점차를 유지하게 되었다. 손흥민 선수의 신기록 달성을 축하하고 리그 20골까지 기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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