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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분석] 챔스 경쟁 안끝났다, 희망 살린 아스날

EPL/칼럼

by 축덕의 블로그 2022. 4. 2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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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이 첼시 원정에서 승리를 따내며 챔스 경쟁의 희망을 이어갔다. 첼시는 공식전 3연승, 챔스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레알 원정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까지 따냈고 FA컵 결승에 진출하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에 반해 아스날은 리그 3연패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아스날은 첼시 원정에서 4골을 폭발시키며 반등에 성공했다.

 

 

양 팀 모두 부상자가 많았다. 첼시는 수비와 중원의 핵심인 뤼디거와 코바치치가 부상으로 이탈해 사르, 크리스텐센, 제임스가 3백을 구성했고 캉테, 치크가 중원을 꾸렸다. 최전방에는 루카쿠가 2달만에 선발로 출전하면서 베르너와 투 톱을 형성했다.

 

아스날은 토미야스가 훈련에는 복귀했지만 여전히 라인업에는 들지 못했고 티어니, 파티 역시 부상으로 이탈했다. 아르테타는 라인업에 변화를 주었다. 라카제트가 코로나에서 복귀하긴 했지만 은케티아가 선발로 출전했고 엘네니가 깜짝 선발로 자카와 함께 중원을 꾸렸다. 수비에는 홀딩이 선발로 출전하면서 화이트가 우측으로 이동했다.

 

 

양 팀 모두 주전의 이탈이 있었지만 타격이 더 컸던 건 첼시였다. 첼시는 경기 내내 수비에서 불안함을 지우지 못했다. 첼시 수비진의 주전인 실바, 뤼디거가 빠지자 후방에서 빌드업이 되지 않았고 수비적으로 큰 문제를 보였다. 텐센은 첫 번째 실점의 빌미가 되었고 사르는 지속적으로 사카와의 1대1 대결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사르 역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세 번째 실점 장면을 보면 실바가 은케티아의 볼을 끊어낸 것이 사르를 맞고 나오면서 은케티아에게 흘렀다. 여기까지는 불운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후 흐른 볼에 대한 처리도 잘 이뤄지지 못했고 결국 볼에 대한 집념이 강했던 은케티아에게 실점을 내줬다. 사르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후반 75분 이후 아스날의 역습은 사르의 뒷 공간을 공략했는데 사르는 이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 후반 81분에는 세드릭의 볼을 성급하게 뺏으려다가 오히려 뒷 공간을 노출해 상대에게 위협적인 찬스를 내줬다.

 

 

수비의 불안을 껴안고 공격을 시도했던 첼시지만 공격적으로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첼시의 주 공격 루트는 알론소와 베르너의 스위칭을 활용한 좌측 공격이다. 알론소가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측면에 공간을 만들어주고 베르너가 넓은 측면 공간에서 솔로 플레이를 하거나 스피드를 활용한 공격을 전개하는데 이는 최근 첼시의 주 공격 패턴이다. 베르너와 알론소의 장점을 모두 살리려 한 투헬 감독의 전술이다.

 

첼시는 2번의 득점 모두 좌측에서 만들어냈다. 아스날의 빌드업을 끊어내고 측면에 있던 베르너가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득점을 만들어냈다. 물론 굴절이 되는 행운이 따랐지만 공격 패턴을 통해 득점을 터트렸다. 두 번째 득점 역시 베르너, 알론소, 마운트가 좌측 공격을 만들었고 마운트의 크로스, 아스피의 마무리로 두 번째 득점을 만들었던 첼시다.

 

 

하지만 좌측에 비해 우측은 아쉬웠다. 측면으로 많이 빠지면서 측면 공격에 많이 관여한 베르너와 달리 루카쿠는 중앙에 고립된 모습이 많았고 치크의 공격 영향력, 아스피는 득점하긴 했지만 아스피 역시 우측에서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는 못했다.

 

투헬이 후반전 60분 하베르츠의 투입과 함께 제임스, 아스피의 위치를 바꾸고 마운트의 활동 범위를 우측에 쏠리게 하면서 주 공격 루트를 바꿨다. 전반엔 좌측, 후반엔 우측으로 이동시켜 측면에 밸런스를 맞추려한 의도와 하베르츠, 제임스의 공격력을 이용하려 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후반 81분 지예흐를 오르쪽 윙 포워드로 투입시키면서 우측 공격을 강화하려 했지만 이 역시도 경기를 뒤집는데는 실패했다.

 

 

반면 아스날은 아르테타의 과감한 라인업 변화를 통해 반등에 성공했다. 홀딩, 엘네니는 수비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화이트는 우측에서 수비적인 불안함, 위치선정 등 단점이 많긴 했지만 빌드업에서는 강점을 보이며 우측 공격에 도움을 주었다.

 

제일 큰 수확은 은케티아의 활약이다. 라카제트는 그간 주전 스트라이커로 출전하면서 링커 역할을 잘 수행했지만 스트라이커로써는 아쉬웠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필드 골이 2골밖에 없을 정도로 극심한 골 가뭄을 겪고 있었고 아스날이 리그 3연패를 기록하는데 라카제트의 지분도 크다. 하지만 이날 라카제트 대신 출전한 은케티아는 멀티 골을 기록하면서 승리의 주역이 되었다.

 

 

승리를 따내긴 했지만 완벽히 성공했다고는 할 수 없다. 아르테타는 선 수비 후 역습을 기조로 경기에 임했지만 수비진과 중원 변화에 아스날은 후방 빌드업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선발로 출전한 엘네니, 홀딩은 빌드업에 강점이 있는 것이 아니다. 첼시가 전방에서 압박을 강하게 걸자 아스날은 전반 초반부터 빌드업에서 실수를 범했다.

 

아르테타는 좌측에서 빌드업을 가져가기 위해 한 가지 변화를 주었다. 아스날 좌측 빌드업을 보면 풀백인 누누가 전진하고 윙 포워드인 로우가 후방에 내려와 빌드업에 가담하는 모습을 보였다. 첼시는 전방 압박을 강하게 하기 때문에 좌측 빌드업 변화를 주어 후방 빌드업을 포기하지 않았던 아르테타다.

 

 

아스날의 공격 패턴은 좌측과 우측을 언밸런스하게 가져가면서 공격시 3-2-4-1의 형태를 만들었다. 이는 시즌 초 아스날이 승승장구할 때 빌드업 형태와 같다. 전체적인 전술도 유사하게 가져갔는데 이는 화이트를 우측 풀백으로 기용했기에 가능했다. 화이트는 후방에 남아 빌드업에 관여하고 누누를 전진시켜 공격적으로 활용했다.

 

로우가 중앙으로 좁혀 수비를 끌어 당기면 누누가 좌측 측면으로 빠르게 전진해 측면 공간을 활용했고 이후 우측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우측에서는 사카의 개인 능력을 활용한 1대1 상황을 자주 연출했는데 사카의 오늘 폼은 좋았다. 알론소, 사르와의 경합에서 우위를 점했고 외데고르의 폼도 살아나면서 유기적인 공격과 빠른 역습 전개 등 공격적으로 많이 살아난 모습을 보인 아스날이다.

 

 

투헬의 변화에 따라 아르테타도 변화를 가져간 것도 인상적이었다. 은케티아의 팀 세 번째 득점 이후 아스날은 완전히 내려 앉아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전에는 4-5-1의 형태를 띄었다면 후반에는 5-4-1의 형태로 변모했다. 사카를 후방 낮은 위치까지 수비에 가담시켜 5백을 형성했고 공격시에는 사카가 높은 위치까지 전진해 종적인 움직임을 많이 가져갔다.

 

후반 75분에는 세드릭을 투입해 5백으로 완벽하게 전환했고 좋은 수비 집중력을 통해 첼시의 공격을 막아냈다. 수비를 하면서도 마르티넬리, 사카, 외데고르를 활용한 역습은 위협적이었고 세드릭도 역습시에는 높은 위치까지 전진해 역습에 적극 가담하는 모습을 보였다.

 

 

첼시는 연승의 분위기가 꺾였고 공식전 홈 3연패를 기록하며 홈에서 좋지 못한 기록을 이어가게 되었다. 아스날은 연패의 분위기를 탈출했고 더비 원정에서 승리를 따내며 챔스 티켓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시즌 막바지까지 챔스 티켓의 향방을 지켜보는 것이 EPL의 재미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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