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르미누와 살라의 골에 힘입어 이탈리아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 리버풀이다. 시모네 인자기 감독의 인테르는 패배하긴 했지만 자신들의 축구를 보이며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리버풀은 인테르에게 고전했지만 세트피스에서 단 2번의 유효 슛팅이 모두 득점으로 연결되며 승리를 따냈다.
홈 팀 인테르는 가용 가능한 주전이 모두 출전했다. 바스토니가 부상에서 복귀했고 중원의 핵심인 바렐라는 징계로 경기에 나서지 못해 비달이 선발로 출전했다. 리버풀은 살라, 마네, 조타가 3톱으로 출전했고 엘리엇이 챔스 데뷔전을 가지며 티아고, 파비뉴와 중원을 꾸렸다. 반 데이크의 짝으로는 코나테가 낙점받았다.
시모네 인자기 감독의 인테르가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는걸 느꼈다. 인테르는 전술적인 큰 틀은 리버풀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방에서 강한 압박을 가하고 공격에서 볼을 잃었을 때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눌러 역습을 저지했다. 인테르의 포메이션은 어찌보면 리버풀의 포메이션을 뒤집은것과 같아 선수들을 1대1로 대응시키기 쉽다.
다만 중원에서는 파비뉴를 견제할 미드필더가 없어지는데 이때 브로조비치가 높게 전진해 압박을 가해줬다. 리버풀중원의 변화에 따라 인테르도 중원 압박의 변화를 가져갔다. 티아고가 내려와 파비뉴와 투 볼란치를 형성하면 비달, 찰하놀루가 전진해 압박하고 파비뉴가 홀로 센터백 앞에 있을땐 브로조비치가 전진하면서 적극적인 압박을 보였다. 풀백은 윙백들이 압박해줬고 3톱은 3백이 전담 마크해 조직적이고 강한 압박을 보였다.
인테르의 빌드업 형태도 인상적이었다. 전반전에는 많은 빌드업 형태를 구사했다. 3백과 4백을 오갔는데 브로조비치를 중심으로 4백이 되기도 하고 3백으로 변하기도 했다. 빌드업의 중심인 브로조비치가 센터백 자리로 내려오면 바스토니, 슈크리니아르가 풀백처럼 측면을 넓게 벌렸고 찰하놀루가 내려와 브로조비치의 빈 자리를 메꿨다. 또 다른 4백 형태는 윙 백과 양 센터백의 움직임에 따라 변했다.
둠프리스가 내려오면 바스토니가 측면을 벌려 풀백 역할을 맡아 4백 형태를 만들고 페리시치가 내려오면 슈크리니아르가 측면을 벌려 풀백 역할을 맡았다. 이렇듯 전반전에는 다양항 빌드업 형태로 안정적인 빌드업을 구사한 인테르다.
후반전에는 변화를 주었다. 기본적으로 4백의 빌드업 형태를 만들었다. 바스토니가 왼쪽 풀백의 역할을 맡고 오른쪽 풀백은 둠프리스가 맡거나 둠프리스가 전진하면 비달이 대신했다. 바스토니가 페리시치를 받춰주면서 공격에도 적극 가담하면서 왼쪽 공격을 만들었다. 페리시치가 위치한 왼쪽은 리버풀의 아놀드의 위치로 아놀드의 뒷 공간을 공략하면서 위협적인 공격 찬스를 만들었다.
제코도 왼쪽 뒷 공간으로 돌아나가는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측면 공격에 도움을 주었다. 또한 찰하놀루의 하프 스페이스 공간 침투나 후방에서 선수들을 받춰주고 박스 안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들을 올려 리버풀의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결국 인테르는 단 한개의 유효 슛팅도 만들지 못하며 패배했다. 이는 전방 자원들의 부진과 리버풀 센터백들의 맹활약이 겹쳐 득점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라우타로가 너무 부진했다. 제코는 수비에도 가담하고 역습시 2선까지 내려와 볼을 받아주고 측면이나 라우타로에게 적절히 침투 패스를 넣어주며 준수한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라우타로는 슛팅을 한 개 밖에 기록하지 못했고 모든 경합에서 패배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페리시치를 활용한 좌측 공격과는 달리 우측은 아쉬웠다. 둠프리스의 개인 폼도 아쉬웠고 둠프리스의 전진을 잘 활용하지는 못했다. 비달의 수비 커버로 인한 공격 가담 부재, 라우타로의 부진도 겹쳐 좌측에 비해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반면 리버풀은 인테르의 좋은 경기력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중원 싸움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는데 파비뉴가 센터백 앞에서 수비적인 역할을 준수하게 했으나 지쳤는지 기동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고 엘리엇은 챔스 데뷔전 치고 괜찮았지만 인테르의 중원 자원들이 워낙에 좋은 모습을 보여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중원에서 기동력이 떨어지면서 중원 장악이 되지 않자 빌드업에서도 어려움을 겪었고 인테르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또한 아놀드의 부진도 한 몫 했다. 리버풀은 빌드업 시 아놀드의 역할이 크다. 중앙 미드필더처럼 움직여 살라와의 호흡, 측면 전환의 롱 패스, 전진 패스 등 많은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아놀드가 고전하자 우측에서의 볼 순환이 되지 않았고 인테르가 아놀드의 뒷 공간을 공략하자 수비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리버풀이 고전하는데는 무엇보다 공격진들의 부진이 컸다. 조타는 부상으로 전반전밖에 소화하지 않았지만 부진했고 마네와 살라도 고전했다. 더군다나 마네와 살라는 네이션스컵 복귀 후 꾸준히 경기를 소화해 체력적으로 지쳐 보였다. 공격진들의 기동력도 떨어져 보였고 인테르의 센터백들이 워낙 강하게 붙어 경합을 시도해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살라 역시 득점하긴 했지만 바스토니와의 경합에서 밀려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방 자원들의 기동력이 떨어져 인테르의 볼을 끊고 역습을 전개할 때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고 경합에서도 밀려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리버풀의 승리에는 클롭의 교체술이 결정적이었다. 후반전 초반 인테르가 완벽하게 경기를 주도하자 클롭은 후반 59분 파비뉴, 엘리엇, 마네를 빼고 케이타, 헨더슨, 디아스를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교체 투입된 케이타, 헨더슨은 중원에서의 기동력을 살렸고 디아스 역시 빠른 발과 선수들과의 좋은 호흡을 보였다.
디아스는 개인적으로 팀에 벌써 적응한것 같다. 원래 리버풀 소속으로 뛰었던 선수인것처럼 다른 선수들과 좋은 호흡을 보이고 있다. 클롭의 축구에 빠르게 녹아든 모습이다. 로버트슨과의 측면 공격에서도 괜찮은 호흡을 보였다. 디아스의 큰 장점 중 하나는 패스 앤 무브였다. 전방에서 패스 앤 무브를 통해 지속적으로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인테르의 수비진을 흔들었고 디아스의 역동성이 리버풀의 공격에 큰 보탬이 됐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큰 재미는 양 팀 센터백들의 활약이었다. 먼저 인테르의 슈크리니아르, 바스토니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슈크리니아르는 마네가 빌드업을 돕기 위해 낮은 위치까지 내려가면 끝까지 따라가 강한 대인 마크를 보였다. 전술적으로 풀백의 역할도 소화해 둠프리스의 뒤를 받쳐주기도 하고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도 간간이 보였다.
바스토니 역시 살라를 강하게 압박하고 경합을 통해 우위를 보였다. 전술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슈크리니아르보다 더 공격에 가담하면서 페리시치를 도와 측면 공격을 전개했고 센터백과 풀백을 오가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리버풀에는 반 데이크와 코나테가 있었다. 승리의 1등 공신인 반 데이크는 경기 MOM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리버풀은 인테르에게 고전하며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고 수비적인 불안도 있었다. 하지만 반 데이크와 코나테가 뒷 공간 커버를 완벽하게 해줬고 제코와 라우타로를 꽁꽁 묶으며 완벽한 수비를 보였다.
특히 반 데이크는 패스, 롱 패스, 경합에서 높은 성공률을 자랑했고 클리어링 7회, 가로채기 3회, 리커버리 4회를 기록했다. 또한 살라 쐐기골을 어시스트하면서 공격적으로도 도움을 준 반 데이크다.
힘겨운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며 8강의 진출에 한 발짝 앞서간 리버풀이다. 다음 경기는 안필드이기에 더욱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또한 이번 경기에서 시모네 인자기의 인테르가 왜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좋은 감독이라고 평가 받는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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