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팀이 개인을 이겼다. 파리의 MNM라인은 반짝이는 모습들이 있었지만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펩은 전반전 답답했던 흐름을 후반전의 변화로 경기를 뒤집으면서 승리를 따냈고 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시켰다.
우선 시티의 라인업을 보면 실바가 펄스 나인, 양 윙 포워드에는 마레즈, 스털링이 출전했고 중원에는 진첸코가 오랜만에 선발로 출전했다. 핵심 자원들인 그릴리쉬, 덕배, 포든이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 아쉬울 시티다. 파리는 MNM 라인이 출격했고 중원에는 게예, 파레데스, 에레라가 선발로 나섰다. 라모스, 베라티, 베이날둠이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벤치에서 시작했다.
오늘 경기에서 시티의 분기점은 제주스의 투입 이후다. 전반전에도 경기를 주도하고 있었고 위협적인 슛팅들도 몇 차례 기록했지만 파리의 수비에 번번히 막혔던 시티다. 하지만 제주스의 투입으로 전술 변화를 준 펩의 선택이 정확하게 들어 맞으면서 파리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시티는 평소와 같이 왼쪽을 중심으로 한 공격 전개를 하면서 상대 수비를 유인하고 오른쪽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다만 왼쪽 메짤라에는 진첸코가 선발로 나섰는데 귄도안, 덕배, 실바가 출전했을 때보다 영향력이 많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진첸코는 전방으로 침투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고 귄도안은 후방에서 플레이 메이킹 후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 공간으로 침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마레즈와의 호흡을 맞췄다.
펩은 답답한 흐름 속 선제 실점까지 내주자 과감한 선택을 내렸다. 미드필더인 진첸코를 빼고 제주스를 최전방에 투입하면서 실바의 역할도 그대로 놔뒀다. 포메이션 역시 4-2-4에 가까운 공격적인 포메이션으로 변화가 됐는데 이는 적중했다.
파리는 오늘 압박이 거의 없었고 MNM 라인의 수비 가담이 거의 없었다. 펩은 이것을 이용해 제주스와 실바를 투 톱처럼 만들고 최전방에 공격 숫자를 늘리는 선택을 했다.
실바가 왼쪽 하프 스페이스, 제주스가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 공간을 담당했고 측면에서 지속적인 삼각 편대를 만들었다. 왼쪽에는 실바, 스털링, 칸셀루가 삼각편대를 형성했고 오른쪽에는 제주스, 마레즈 ,귄도안이 삼각편대를 만들었다.
왼쪽에서 실바가 측면으로 빠져주면 스털링이 중앙 이동과 칸셀루가 뒤를 받쳐주면서 볼을 받고 롱 볼을 통한 전환 패스가 위협적인 찬스들을 만들었다. 때로는 로드리도 후방에서 볼을 받아주면서 전환 패스를 시도했다.
마레즈가 오른쪽 측면에서 전환 패스를 받고 나면 제주스, 귄도안이 하프 스페이스 공간으로 적극 침투하면서 빠른 템포의 공격을 만들어 냈다. 때로는 제주스, 귄도안이 미끼 역할을 해주고 워커가 뒤로 돌아 움직이면서 롱 볼을 받거나 마레즈의 패스를 받아 크로스를 시도했고 워커의 움직임이 동점골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포체티노는 이번에도 뛰어난 스타 플레이어들을 팀으로 만드는데는 실패했다. MNM 조합의 번뜩이는 모습들은 간혹 있었지만 공격 전개에 있어서 많이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시티의 강한 압박에 빌드업을 하는데 어려움을 보였다. 물론 대다수의 팀들이 시티의 압박을 받으면 빌드업을 하기 어려운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파리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바라보는 클럽이고 그만한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다.
파리의 빌드업 형태를 보면 파레데스가 센터백 사이나 왼쪽 공간으로 내려오고 게예, 에레라가 앞에 위치한 3-2의 형태를 만든다. 다만 미드필더 중 빌드업을 가장 잘하는 파레데스가 밑으로 내려가고 3선에 게예, 에레라만 남으면서 3선에서 전방까지에 연결이 안됐다.
게예, 에레라는 시티의 압박에 백패스나 패스 미스를 남발했고 메시, 네이마르가 3선까지 내려오는 경우가 있었지만 메시, 네이마르가 빌드업에 가담하지 않으면 전방에 볼을 연결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파리다.
동점골을 내준 후 디 마리아를 투입한 것도 패착이 됐다. 디 마리아 투입되면서 3선과 전방의 간격이 멀어지기 시작했고 중앙 미드필더가 한명 줄어들면서 수비의 부담만 가중됐다. MNM + 디 마리아의 조합은 이름 값은 엄청나지만 밸런스가 파괴된다.
중앙 미드필더를 빼고 공격수를 투입 한 펩의 변화에 오히려 도움을 준 격이 됐다.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전방 압박에 가담하고 수비에 가담하는 시티와 달리 파리는 MNM 조합이 수비에 거의 가담하지 않기 때문에 7명의 선수들의 수비 부담이 많은데도 오히려 중앙 미드필더를 빼고 디 마리아를 투입한 것은 포체티노의 패착이었다.
오늘 시티의 승리의 주역으로는 실바와 칸셀루를 뽑고 싶다. 실바, 칸셀루 모두 최근 축구 도사의 모습을 보여줬는데 오늘 경기에서도 어김없이 축신의 모습을 보였다. 실바는 3선, 최전방, 메짤라 가리지 않고 어디에서나 자신의 영향력을 뽐내고 있다. 특히나 오늘은 패스 성공률 100%라는 미친 기록을 보이기도 했다.
칸셀루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전환 패스에서 높은 성공률과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 미드필더같은 움직임으로 풀백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시티는 지난 조별리그 2차전 파리 원정에서의 패배를 설욕했다. 조 1위까지 확정하면서 다음 경기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게 되었다. 파리 역시 16강을 확정 지었지만 경기력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챔피언스 리그 우승은 힘들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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