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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분석] 안첼로티의 첼시 맞춤 전술, 그리고 벤제마

UCL/칼럼

by 축덕의 블로그 2022. 4. 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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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제마가 또 한번 챔스에서 헤트트릭을 기록하며 레알의 승리를 이끌었다. 파리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헤트트릭을 기록했고 이번에는 첼시 원정이다. 벤제마 활약에 힘입어 지난 시즌 4강에서 패배를 완벽히 설욕한 레알이다. 첼시는 브렌트포드전 대패에 이어 공식전 2연패를 기록하게 되었다.

 

 

첼시는 다시 백3를 가동했다. 최전방에 하베르츠, 2선에는 마운트, 풀리식이 출전했고 중원에는 캉테, 조르지뉴가 출전했다. 왼쪽 윙 백에는 알론소가 아닌 아스피가 출전했다. 레알은 카세미루의 카드 징계가 풀리면서 크카모 라인이 출전했고 멘디 역시 징계에서 돌아와 선발로 출전했다. 오른쪽 윙 포워드에는 발베르데가 선발로 출전했다.

 

 

투헬은 안첼로티의 맞춤 전술에 완패했다. 첼시는 수비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자주 노출했는데 특히 텐센쪽이 문제였다. 텐센이 있는 위치는 비니시우스와 맞닿아 있는 위치다. 때문에 텐센은 비니시우스와 대결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텐센이 1대1에서 밀리자 제임스의 위치가 애매해졌다.

 

첼시는 전방 압박을 가했는데 윙 백인 제임스도 압박에 가담했다. 제임스의 전방 압박 가담이 문제를 야기했다. 제임스가 전진하면서 텐센과의 간격이 벌어졌고 비니시우스에게 너무 많은 공간을 허용했다. 또한 첼시의 라인이 높아 텐센의 뒷 공간도 넓었고 텐센이 비니시우스와 스피드 경쟁에서 밀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다만 제임스가 전진하면서 압박에 가담했을 때 압박에 성공한다면 큰 문제를 야기하진 않는다. 하지만 첼시의 압박은 성공률이 매우 낮았다. 레알의 빌드업을 제대로 방해하지 못했고 전방 압박의 문제점만 노출했다.

 

 

공격적으로도 매우 답답한 모습을 보였던 첼시다. 윙 백을 활용한 투헬의 백3 전술이 통하지 않았고 2선과 윙 백들의 부진, 선수들간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제임스가 위치한 우측은 그나마 나았다. 제임스의 공격력, 캉테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 넓은 마운트의 활동량을 바탕으로 우측 공격을 이끌어 나갔고 득점 역시 우측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좌측은 전혀 활용되지 못했다. 반대발로 위치된 아스피는 풀리식과의 호흡이 좋지 못했고 캉테가 관여되는 우측과는 달리 좌측에는 조르지뉴가 관여되지 않아 숫자 자체가 우측보단 적었다. 풀리식 역시 개인폼이 좋아보이지 않았다. 적은 숫자, 선수들간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좌측 공격은 풀리지 않았다.

 

또한 우측에는 선수들이 정발로 위치한 반면 좌측은 달랐다. 아스피, 풀리식 모두 오른발 잡이다. 때문에 측면에서 빠른 공격 전개가 가능한 우측과는 달리 좌측은 빠른 공격 전개가 불가능했다.

 

 

안첼로티의 완벽한 전술 승리다. 안첼로티는 첼시 맞춤 전술을 꺼내들었고 이는 적중했다. 레알의 이날 전술 키워드는 유연함이었다. 레알은 포메이션에 국한된 모습, 전술의 체계적인 모습보다 유연한 모습으로 경기를 운영해 나갔다. 레알은 수비 시 5백을 형성했다. 우측 윙 포워드인 발베르데가 낮은 위치까지 내려와 윙 백의 역할을 소화했다. 기본적인 수비 전형은 5-4-1이지만 그렇다고 내려앉아 있기만 한건 아니었다.

 

압박 시에는 5-3-2의 모습을 보였는데 모드리치가 전진해 전방 압박을 가하고 비니시우스가 중앙으로 좁힌 형태를 보였다. 압박 이후에는 모드리치가 내려와 두줄 수비를 형성하고 볼 탈취 이후에는 빠른 역습으로 공격을 전개한 레알이다.

 

 

역습을 전개할 때는 당연히 벤제마, 비니시우스가 위치한 좌측을 활용했다. 레알의 역습 패턴을 보면 벤제마가 볼을 받고 비니시우스에게 연결 후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간단하면서도 위협적이었다. 이때 비니시우스는 낮은 위치에서 수비에 가담하지만 상대의 볼을 끊어냈을 때 빠르게 전진했다. 빠른 역습을 전개하기 위함도 있지만 보다 빠르게 전진하면서 텐센과의 1대1 구도를 지속적으로 만들었다.

 

레알은 유연한 역습 전개도 보였다. 3명의 공격진과 더불어 볼을 끊어냈을 때 끊어낸 위치에 있는 선수들이 역습에 적극 가담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를 들어 좌측에서 볼을 끊어내면 풀백인 멘디가 박스 안으로 침투하거나 센터백인 알라바도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보였다.

 

 

안첼로티는 빌드업 시 크로스의 위치를 조정한것이 주효했다. 레알의 후방 빌드업 장면을 보면 크로스는 전진된 위치에 있었다. 이는 첼시의 압박을 피하기 위함이다. 첼시는 전방 압박을 강하게 가했다. 크로스가 전진된 위치에서 내려오면서 볼을 받았는데 압박에서 자유로운 상태에서 볼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빌드업에서도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센터백인 알라바가 전진해 수비를 유인해주거나 발베르데, 벤제마가 빌드업에 관여하면서 첼시의 압박을 무력화시켰다. 또한 첼시의 압박을 풀어내기 힘들거 같으면 지체하지 않고 벤제마를 향한 롱 볼 투입으로 롱 볼도 적극적으로 활용한 레알이다.

 

 

안첼로티는 풀백들의 적극적인 언더래핑을 통해 측면 공격을 만들었다. 레알의 공격 장면을 보면 멘디와 카르바할이 측면이 아닌 박스 안이나 하프 스페이스 공간으로 침투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변칙적인 풀백들의 박스 안 침투로 첼시 수비들의 혼란을 야기했고 카르바할은 전반 33분 박스 안에서 유효 슛팅까지 만들어냈다.

 

그렇다고 언더래핑만 시도한건 아니었다 윙 포워드인 비니시우스, 발베르데가 중앙으로 좁히면 측면을 넓게 벌려 측면 공간을 활용했다. 윙 포워드와 풀백들의 자유로운 스위칭으로 첼시의 측면을 흔든 레알이다.

 

 

최전방과 최후방의 차이로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하베르츠가 득점하긴 했지만 마운트, 풀리식의 활약이 아쉬웠고 후반 64분 교체 투입된 루카쿠 역시 부진했다. 루카쿠는 후반 69분 프리 헤더 찬스를 놓치면서 첼시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벤제마가 헤더로 2골을 기록한것을 생각하면 더욱이 비교된다. 또한 첼시는 20개의 슛팅, 레알은 8개의 슛팅을 기록했지만 유효 슛팅은 5개로 같았다.

 

멘디와 쿠르투아의 차이도 있었다. 멘디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멘디의 선방 능력은 누구나도 인정하지만 이따금 나오는 이러한 치명적인 빌드업 미스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에 반해 쿠르투아는 멘디가 실수한지 3분만에 슈퍼세이브를 보였고 안정적인 선방 능력을 보이며 팀의 후방을 지킨 쿠르투아다.

 

 

안첼로티가 플랜을 잘 짜고 나온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경기의 차이를 만든건 벤제마다. 벤제마는 전반 21분 선제 득점 이후 3분만에 멀티골을 만들었고 후반 시작과 동시에 또 한번 득점을 기록하며 헤트트릭을 달성했다. 벤제마는 이번 헤트트릭으로 이번 시즌 공식전 50개의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다. 아직 시즌이 남은걸 감안한다면 엄청난 기록이다.

 

벤제마는 유럽대항전에서 첼시를 상대로 헤트트릭을 기록한 최초의 선수가 되었고 챔스 최고령 헤트트릭 기록자가 되었다. 또한 벤제마는 2경기 연속 헤트트릭을 기록했는데 이는 호날두에 이어 2번째 기록이다.

 

 

레알은 오늘 경기를 통해 챔스 DNA를 보였고 벤제마의 퍼포먼스는 새벽잠을 깨우는 인상적인 활약이었다. 반면 첼시는 공식전 2연패를 기록했고 홈에서 2경기 연속 3실점 이상을 기록한 건 10여 년 만이다. 2차전에 베르나베우에서 첼시가 기적을 쓸 수 있을지, 이변이 일어나지 않고 레알이 4강에 진출할지 기대되는 두 팀의 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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