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투아의 미친 활약으로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 리그 위너가 되었다. 레알은 이번 우승으로 챔피언스 리그 14번 째 우승을 달성하면서 압도적인 우승 횟수를 자랑했다. 안첼로티 역시 이번 우승으로 개인 우승 횟수를 4회로 늘려 역대 감독 중 가장 많은 우승을 달성한 감독이 되었다.
리버풀은 부상자가 전부 돌아왔다. 파비뉴의 부상 복귀와 티아고의 출전 의심이 있었지만 티아고 역시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티파헨 라인이 가동 되었다. 반 다이크의 파트너는 코나테가 낙점 받았다. 레알도 알라바의 출전 의심이 있었지만 선발로 나섰고 크카모의 중원과 발베르데가 우측 윙 포워드로 출전했다.
경기의 전체적인 내용은 리버풀의 주도했고 리버풀이 공격을 몰아치고 있었지만 양 팀의 승부를 가른건 득점이었다. 리버풀은 아놀드, 살라, 헨더슨으로 이뤄진 우측 공격이 날카로웠다. 살라가 측면을 벌리고 헨더슨의 가담, 아놀드의 하프 스페이스 공략 등 리버풀의 이번 시즌 주 무기라고 할 수 있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우측과는 달리 좌측이 아쉬웠다. 로버트슨, 티아고, 디아스의 호흡이 아쉬웠고 특히 디아스의 개인 폼이 좋지 못했다. 리버풀은 평소 우측에서 좌측으로 전환하면서 디아스의 개인 능력을 활용한 공격이 위협적이었으나 디아스는 카르바할과의 경합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고 발베르데, 카세미루가 가담하는 협력 수비에 힘을 쓰지 못했다.
디아스가 좌측에서 활약하지 못하자 우측 공격도 같이 죽기 시작했다. 평소 디아스가 활약할 때는 개인 능력을 활용해 측면을 돌파하거나 디아스의 존재로 수비를 끌어 당기는 효과가 있었다. 이후 티아고를 활용한 빠른 전환으로 측면 공격이 날카로웠던 리버풀인데 좌측 공격이 살아나지 못하면서 공격에서의 아쉬움을 보였다.
리버풀의 또 다른 아쉬운 점은 티아고, 파비뉴의 활약이다. 부상 여파 탓인지 두 선수의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 티아고는 후방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은 여전했지만 특유의 날카로운 킬 패스나 창의적인 패스들이 나오지 않았다. 또한 좌측 공격에서 로버트슨, 디아스와 공격을 이끌었지만 이렇다 할 공격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파비뉴의 경기력도 떨어진 모습이었다. 평소 파비뉴의 엄청난 수비 커버 능력, 긴 다리를 활용한 수비를 보기 힘들었다. 물론 리버풀이 수비하는 장면이 적었던 탓도 있지만 냉정히 평소 파비뉴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반면 레알은 실리 축구를 통해 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냉정하게 경기력 자체는 아쉬움이 많았다. 전반전 레알의 문제는 후방에서 빌드업이 전혀 되지 않았다는 것인데 숫자가 적었다. 레알의 빌드업 전형을 보면 2명의 센터백과 크로스, 모드리치가 빌드업에 관여하고 오히려 카세미루가 전진하는 4명의 빌드업 체계를 만들었다. 숫자 자체는 적었다고 보기 어려우나 리버풀의 전방 압박 숫자에 비해 빌드업에 관여하는 선수가 적었다.
때문에 리버풀이 적은 숫자로 압박하더라도 압박의 효과를 볼 수 있었고 레알은 후방에서 빌드업 조차 되지 않으며 공격을 전개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레알의 큰 무기인 비-벤 조합도 쉽게 막혔다. 비니시우스는 아놀드가 전진한 뒷 공간을 노렸지만 코나테에게 꽁꽁 묶였고 벤제마는 비니시우스가 막히자 같이 영향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레알은 후반전에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안첼로티가 변화를 주었는데 빌드업에 관여되는 숫자가 늘었다. 카세미루가 전진하지 않고 빌드업에 관여하고 풀백들의 후방 대기, 벤제마의 빌드업 관여로 유연한 빌드업 체계를 만들었다. 숫자를 늘리고 많은 선수들이 빌드업에 관여해주면서 압박을 풀어나오기 시작했다.
빌드업 변화로 공격 형태에도 변화를 주었다. 전반전에는 카르바할이 우측을 넓게 벌리고 발베르데가 중앙에 관여했지만 후반전에는 카르바할이 후방에 남으면서 발베르데가 측면을 넓게 벌려 측면 공간을 활용했다. 득점 장면을 보면 후방에서 리버풀의 압박을 풀어내고 발베르데가 로버트슨의 뒷 공간을 활용하면서 득점을 만들어냈다.
레알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 1등 공신은 당연 쿠르투아다. 쿠르투아는 이날 신들린 선방으로 리버풀의 모든 슛팅들을 막아냈다. 특히 전반 마네의 골대를 강타한 슛팅은 쿠르투아의 핑거 팁 선방이 빛을 발했다. 후반전에는 살라의 오른발 슛팅을 근거리에서 막아내 감탄을 금치 못하는 선방들을 선보였다.
쿠르투아는 이날 9개의 선방을 기록하면서 미친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쿠르투아가 기록한 선방 9회는 03/04 시즌 이후 결승전 최다 선방 기록이다. 그야말로 철벽 그 자체였던 쿠르투아다.
레알은 14번 째 우승을 달성하면서 최다 우승 2위인 밀란과의 차이를 2배로 늘렸다. 챔피언스 리그의 역사를 또 한번 쓰게 된 레알이다. 리버풀은 준우승으로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 되었다. 리그 컵과 FA컵에서 우승을 달성했지만 리그, 챔스에서 모두 준우승의 쓴 맛을 보게 되었다. 이번 결승전을 끝으로 드디어 21/22 시즌이 막이 내렸다. 다음 시즌에는 더욱 재미 있는 시즌이 되길 바란다.
[전술 분석] 상처뿐인 승리, 시티 4강 진출 (0) | 2022.04.14 |
---|---|
[전술 분석] 안첼로티의 첼시 맞춤 전술, 그리고 벤제마 (0) | 2022.04.07 |
[전술 분석] 호날두 침묵, 맨유 5시즌 무관 확정 (0) | 2022.03.16 |
[전술 분석] 벤제마 헤트트릭!, 레알의 챔스 DNA (0) | 2022.03.10 |
[전술 분석] 공격진 부진, 해결사는 엘랑가? (0) | 2022.02.24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