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일 전 맨시티와 리버풀의 경기를 보고 감탄을 자아냈고 이런 수준 높은 경기를 보기 위해 축구를 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는 경기였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재미도 없었을 뿐더러 눈살이 찌부러지는 경기였다. 후반 막판 AT 선수들의 행동들은 비판받아 마땅했고 맨시티는 4강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상처만 남았다.
AT는 히메네스의 부상으로 사비치, 펠리피, 헤이닐두가 3백으로 출전했고 우측 윙 백에는 요렌테가 출전했다. 중원은 코케, 콘도그비아, 르마가 구성했다. 시티는 실바, 포든, 마레즈가 3톱으로 출전했고 워커가 징계에서 복귀하면서 선발로 출전했다.
전술적인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AT의 컨셉은 명확했다. 전반전에는 수비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다만 1차전과 같이 5-5의 극단적인 수비 전술은 아니었다. 5-4-1 포메이션으로 수비 후 펠릭스를 중심으로 한 역습을 전개했다. AT의 이날 주 공격 루트이자 역습 패턴은 펠릭스를 활용한 좌측 공격이었다.
펠릭스가 볼을 소유해주면 로지, 르마가 직선적인 침투를 가져가 좌측 측면을 활용했다. 그리즈만은 우측에서 대각선 침투를 가져가면서 좌측에 편향된 공격 전개를 보였다. 하지만 전반전에는 시티의 수비진에 막히는 경우가 많았고 공격 숫자 자체가 적어 위협적인 공격 장면을 만들진 못했다.
후반전에는 AT가 경기를 주도했다. 시메오네는 라인을 올려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전반전에도 압박을 종종 가하긴 했으나 간헐적인 압박이었고 후반전에는 압박을 통한 빌드업 방해와 기동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AT는 헤이닐두가 높은 위치까지 전진하면서 공격에 가담해 좌측에 많은 숫자를 둬 수적 우위를 노렸다.
우측에는 요렌테가 측면을 벌려 있었고 코케, 그리즈만의 가담이 있었다. 시메오네는 교체 카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득점을 노렸다. 후반 70분 데 파울, 카라스코, 코레아를 투입했고 후반 82분에는 수아레즈, 쿠냐를 투입하며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를 전부 사용했다. 다만 펠릭스를 뺐던건 아쉬웠다. 체력적으로 지칠 수 있는 시간대였지만 공격쪽에서 창의성을 불어 넣어주고 유효한 장면을 만들었던건 펠릭스가 유일했었다.
또한 결정력이 AT의 발목을 잡았다. 후반 70분 이후부터 많은 슛팅을 시도했지만 유효 슛팅이 나오지 않았고 후반 추가 시간 11분 코레아에게 찾아온 결정적인 찬스는 에데르송 선방에 막히며 득점에 실패했다.
맨시티는 기대 이하의 경기를 보였다. 리버풀전 여파가 있는듯 선수들의 전체적인 기동력이 떨어져 보였고 체력적으로도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전반전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시티는 전반 초반에는 답답한 공격을 보였는데 실바가 좌측, 포든이 최전방에 출전한 탓이었다. 실바가 좌측에 한정된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영향력이 떨어졌고 포든은 중앙에서 AT 수비진들의 강한 경합에 고전했다.
전반 중반 펩은 빠르게 변화를 주었다. 둘의 위치를 바꿔 실바가 중앙, 포든이 좌측으로 이동하고 나서야 경기가 풀리기 시작했다. 포든은 좌측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실바 역시 전방위적인 활동 범위를 가져가면서 시티의 전체적인 공격이 원할하게 이루어졌다.
시티는 전형적인 공격 패턴을 보였다. 포든이 폭을 벌려주면 귄도안의 하프 스페이스 공간 침투, 칸셀루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좌측 공격을 이끌었다. 우측은 마레즈를 중심으로 실바가 우측에 관여하면서 우측 공격이 풀리기 시작했고 워커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AT의 측면을 흔들었다.
다만 시티도 득점 찬스를 살리진 못했다. 슛팅이나 컷백이 수비진에 막히는 모습이 많았다. AT의 수비진들이 워낙 많았기에 측면을 허물더라도 중앙에서 슛팅을 시도하기란 어려웠다. 단 한번 결정적인 찬스가 있었다. 전반 30분 귄도안에게 득점 찬스가 찾아왔는데 골대를 맞추면서 득점에 실패했고 이후 헤더는 펠리피에게 막혔다.
후반전에는 고전했던 시티다. 선수들의 전체적인 기동력 저하가 원인이었다. 움츠려있던 AT가 라인을 올려 압박을 시도하고 기동력을 바탕으로 빠른 템포의 공격 전개를 시도해 시티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결국 시티는 후반전 경기 주도권을 내주게 되었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지치고 빠른 공격 전개가 불가능해지면서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AT가 라인을 올렸음에도 뒷 공간을 공략하지 못했고 덕배와 교체 투입된 스털링은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이며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포든과 마레즈도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을 보이며 기동력이 떨어졌다.
어찌 됐든 합계 스코어 1대0으로 4강 진출에 성공한 시티다. 하지만 웃을 수만은 없다. 오늘 경기로 인해 칸셀루는 경고 누적으로 4강 1차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되었고 덕배와 워커는 부상으로 이탈했다. 덕배는 큰 부상은 아니어 보이지만 워커의 부상은 우려가 있다.
시티는 리그 일정이 빡빡하지는 않으나 리버풀과 승점이 1점차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고 이번 주말에 리버풀과의 경기도 또 있다. FA컵 경기이긴 하나 4강이고 4월 말에는 레알과 챔스 4강 경기가 있어 주축 자원들의 이탈은 뼈아프다. 또한 시티의 풀백 뎁스가 얇기 때문에 워커의 부상은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AT의 전반적인 경기 컨셉 자체가 거칠긴 했으나 경기 막판 펠리피의 태클을 시작으로 사비치의 매너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행동들은 눈살이 찌부러지는 경기였다. 시티는 4강 진출을 축하해야 하나 주축 자원들의 이탈이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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