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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분석] 랑닉볼, 뭐가 문제인가

EPL/칼럼

by 축덕의 블로그 2022. 1. 12.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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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맨유의 경기력이 좋지 않다. 랑닉 부임 이후 리그 한정 3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결과는 괜찮지만 경기 내용은 그렇지 못하다. 울버햄튼과의 경기에서 졸전을 겪으면서 랑닉 부임 이후 첫 패배를 기록했다. 랑닉의 맨유가 부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울버햄튼전 맨유의 라인업을 보면 2가지 변화가 있다. 우선 눈에 띄는 선수가 한명 있는데 다름 아닌 필 존스다. 존스는 712일, 약 2년만에 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또 다른 변화는 브페가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대기했다는 것이다. 오른쪽 풀백에는 달로가 아닌 비사카가 선발로 출전했다.

 

 

가장 큰 문제는 선수들의 간격 조절이 되지 않았다. 전반전 맨유의 빌드업 형태를 보면 마티치가 왼쪽 센터백처럼 내려와 3백을 형성하고 앞에 맥토미니만 위치한 3-1 형태를 만든다. 이 빌드업 형태에서 가장 큰 문제는 중원의 숫자가 부족해지는 것이다.

 

카바니가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움직이면서 볼을 받으러 내려오는 움직임이 있긴 했지만 3선이 아닌 2선까지고 후방에서 빌드업이 거의 되지 않았다. 마티치가 내려오고 앞에 맥토미니만이 위치하게 되면서 중원에 숫자가 부족해졌고 전방에서 볼을 받으러 내려오는 움직임이 없어 중원이 텅텅비게 된다. 또한 맥토미니는 투박한 선수라 혼자 센터백 앞에서 빌드업을 해주는것은 무리가 있었다.

 

3-1의 빌드업 형태와 풀백, 공격진의 전진으로 인해 선수들의 간격이 벌어질 수 밖에 없었고 간격이 벌어지면서 패스미스가 많아졌다. 울버햄튼이 전방 압박을 강하게 가져간것이 아님에도 울버햄튼의 압박에 고전한 맨유다.

 

 

그래도 후반전에는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루크 쇼를 왼쪽 스토퍼로 기용하면서 3백으로 변화를 주었다. 센터백 앞에 2명의 미드필더가 위치하면서 중원의 숫자가 늘어났고 전반전에 비해 빌드업에 가담하는 선수가 한명 늘다 보니 안정감을 되찾았다.

 

 

전반전과 후반전에 공통된 문제점은 공격 전개에서의 답답함이었다. 울버햄튼은 수비시 5-4-1 형태를 만들면서 중앙과 측면을 모두 두텁게 만들었다. 또한 울버햄튼은 리그에서 실점이 2번째로 적을 정도로 수비가 단단한 팀이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맨유의 공격은 답답했다.

 

울버햄튼이 공간을 잘 내주지 않자 공격에서 잘 풀어나가지 못했다. 카바니가 공격 전개에 도움을 주기 위해 내려오는 모습이 있었지만 효과는 미비했고 풀백들의 공격 가담도 부족했다. 비사카는 전진하는 횟수에 비해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고 루크 쇼도 이날은 기대 이하의 퍼포먼스를 보였다.

 

또한 그린우드, 산초 역시 측면에서의 공간이 잘 나지 않자 장점이 살아나지 못했다. 측면에서 공격을 전개할 때 울버햄튼의 수비 숫자보다 공격 숫자가 적었고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가 잘 되지 않았다. 이는 울버햄튼전만 문제가 아니었다.

 

 

맨유는 득점력의 문제를 보이고 있는데 랑닉 감독 부임 후 공식전 7경기에서 멀티골 이상 득점한 경기가 단 한경기 뿐이다. 울버햄튼전과 마찬가지로 노리치, 뉴케슬을 상대할 때도 상대의 밀집 수비를 뚫는데 어려워 했다.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면서 공간이 생기는 역습 상황에서는 괜찮은 모습을 보이지만 노리치, 뉴케슬, 울버햄튼전처럼 상대가 작정하고 수비 라인을 내리면 공격이 답답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울버햄튼전의 또 다른 문제점은 공격진의 수비 가담이 적었다. 적었다긴 보단 늦었다. 울버햄튼은 윙 백, 공격진, 미드필더들이 빠르게 전진하면서 역습시 많은 숫자의 선수들이 공격에 가담한다. 하지만 맨유의 공격진의 수비 가담 속도가 늦어 후방에서 울버햄튼의 공격을 지연시키지 않으면 적은 숫자의 선수로 울버햄튼의 역습을 막아야했다.

 

이는 울버햄튼이 전반전 경기를 주도하고 슛팅을 많이 때린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산초와 그린우드가 수비 복귀 속도가 늦다 보니 후방에서는 많아야 6명의 선수가 울버햄튼의 공격을 막아야 했다. 또한 측면 수비를 풀백이 도맡아 하게 되었고 측면 수비 숫자가 적어 측면이 많이 뚫리게 되었다. 비사카는 포덴세, 마르샬과 2대1 상황, 루크 쇼는 트린캉, 세메두와 2대1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았다.

 

 

1순위로 비판 받아야 할 사람은 당연히 랑닉이다. 단적으로 토트넘에 비슷한 시기에 부임한 콘테와 많은 비교가 되고 있고 실제로 콘테는 토트넘을 이끌고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랑닉 역시 결과는 나쁘지 않지만 경기 내용면에서 비판 받는 부분이 많다.

 

개인적으로 랑닉이 선택해야 한다고 본다. 자신의 전술에 선수를 끼워 맞추기 보단 어차피 임시 감독이고 시즌이 끝나면 다른 감독이 올 것이기 때문에 선수단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을 짜야하지 않나라는 생각이다.

 

 

랑닉도 랑닉이지만 선수들의 개인 폼 문제도 있다. 공격진의 래시포드도 비판하려면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지만 래시포드 보다는 비사카가 제일 문제이지 않나 싶다. 비사카는 수비가 좋지만 공격 부분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항상 따라다녔다. 하지만 지난 시즌 공격적으로도 발전한 모습을 보였고 이번 시즌도 당연히 비사카가 주전일줄 알았다.

 

하지만 비사카의 폼은 급격하게 떨어졌다. 공격적으로 전진했을 때 크로스의 부정확, 패스미스, 드리블 돌파가 전혀 안되고 수비마저도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위치 선정이 너무 좋지 못하고 비사카의 가장 큰 무기였던 태클도 최근에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브페의 영향력이 떨어진것도 문제다. 브페는 최근 오락가락하는 경기력을 보이고 있고 예전 솔샤르때 보다 영향력이 줄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브페의 개인 폼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지만 랑닉의 전술과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랑닉 부임 후 브페는 한쪽 측면에 치우친 움직임을 보인다. 특히 오른쪽 측면에 편향된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게 브페의 영향력을 떨어트리고 있다. 브페는 프리롤의 역할을 부여하면 3선까지 내려가 빌드업 가담과 중앙에서 공격 방향 설정, 박스 안에서의 위협적인 모습들을 보였다. 하지만 오른쪽에 제한된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브페의 영향력이 줄었다. 이는 맨유 공격이 전체적으로 답답해진 이유 중 하나라고 보인다.

 

 

3선도 문제다. 맥토미니는 최근 득점을 올리면서 폼을 올리고 있긴 하지만 투박한 단점, 수비 커버 범위가 그렇게 넓지 못한것이 문제다. 오히려 맥토미니는 공격적으로 전진해 변칙적인 박스 안 침투, 슛팅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맥토미니의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맨유의 3선에는 홀딩 미드필더로 분류 가능한 자원은 마티치가 유일하다. 마티치는 나이가 너무 많아 기동력이 떨어졌고 체력도 많이 저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프레드를 기용하자니 프레드는 신체적인 사이즈 문제, 최근 오락가락하는 폼, 빌드업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 맨유 역시 3선 보강이 필수다.

 

 

맨유는 랑닉 감독이 이번 시즌까지 임시 감독직을 맡기 때문에 일단 최대한 성적을 내는것이 중요해 보인다. 그 다음 여름 이적 시장에서의 보강, 감독직은 누가 맡을것인지가 관건이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좋은 선수들과 좋은 감독이 오려면 일단 이번 시즌 챔스에 나가는것이 가장 중요할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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